오는 6월말에 해외 장기연수를 떠나게 되는데 아직도 마무리지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어서 정말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매월 모임도 자꾸 빠지게 되고 게시판도 어쩌다가 휙 둘러보게 됩니다.
투자 공부를 게을리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하니 제가 스스로 돌아봐도 마치 호떡집에 불난 겪이죠.
하지만, 최근에 제 주변에서 정년 퇴임 하신분들의 행보를 보고 나니 준비되지 않은 정년만큼 무서운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개 대학교수로 계신던 분들이 특별히 다른 걸 할 줄 아는게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인이 하시던 일들을 계속하고 싶어하시게 되는데 제가 하는 일의 특성상 병리과 의사들은 대부분 정년 퇴임 후에 검사 센타로 가시게 됩니다.
어제까지는 대학교수였지만 검사 센타에서 일하는 근로자로 변하게 되면 참 많이들 혼란스러워 하시죠, 현재 우리나라 실정상 검사 센타란 곳에서는 대학 병원에서 처럼 오랜 시간 공들여서 정확하게 진단하기 보다는 중국 노동자처럼 제한된 시간에 저임금으로 많은 일들을 처리하는 걸 원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처음엔 적응을 잘 못하시죠.
물론 아직까지는 검사센타의 진단 오류로 인해 의료 소송으로 이어져서 문제화되지 않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변호사가 많아지면 결국 의료 소송건으로 이어지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기에 앞서가신 선배분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희망은 정년 퇴임 하는 날 멋지게 병원을 나서면서 투자 세계에 안착하고 싶은데 요즘 제가 하는 거 봐서는 저 또한 제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2월 모임은 언제입니까, 이번달엔 빠지지 말고 가서 좀 배워야 할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