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KBS의 보도를 비난하며 "KBS를 보지 않겠다"는 새해 결심을 밝혔다. 박 이사는 더불어 KBS 수신료도 납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최근 수신료 인상 방침을 밝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의 대립전선이 형성될지도 주목된다.
"권력의 시녀에게 시청료 내라고? 내가 바보인가"
박 이사는 5일 밤 자신의 블로그(http://wonsoon.com/)에 "새해 벽두 나는 이렇게 결심하였다"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참으로 통탄스럽다. KBS는 뉴스나 시사방송을 통하여 정부사업의 찬사를 늘어놓는 일이 많아졌다"고 비판을 시작했다.
그는 G20 회의 유치를 두고 "국운이 열린다"는 식으로, UAE 원전 수주에 대해 "사실상 확정된 원전수주를 마치 대통령이 혼자 현지로 날아가 따낸 것 같이 보도 했다"고 비판하며 "우리 국민의 수준을 무시하고 깔보는 보도이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땡전뉴스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KBS는 스스로 주장하듯이 국민의 방송이다. 국민이 내는 시청료로 운영되는 방송이니만큼 정권이나 대통령을 위해 충성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와 권력의 감시를 위해 엄정하게 보도되고 운용되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시청료(수신료)를 올린다니 어떻게 동의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권력의 시녀가 되고 시청료는 국민에게 내라니! 내가 바보인가?"라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새해 벽두, 앞으로 KBS는 일체 보지 않겠다고, 그러니 시청료는 내지 않겠다고, 보지도 않는 방송의 시청료를 낼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면서 "모든 국민들이 이에 동의한다면 공동의 행동을 취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신문사 종편 위해 KBS 수신료 인상?
한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4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KBS 수신료는 상식적인 선에서 인상될 것이며, 상식적인 수준은 월 5000~6000원 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KBS 수신료 인상은 공영방송의 광고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명목으로 이전 정권부터 숙원사업으로 추진됐지만, 국민 부담 증가와 정서적 거부감으로 실현되지 못 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미디어법 개정으로 대기업과 신문사들에게 종합편성채널의 문호를 개방함에 따라, 이들 종편 채널에게 광고 시장을 내주기 위해 KBS의 수신료 인상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KBS가 '낙하산 사장 인사' 파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보도 태도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공공성'의 문제까지 도마에 오르며 KBS 수신료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사회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