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고수들의 투자 비법◆

투자자로서 워런 버핏에게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버핏의 투자원칙 첫 번째는 ‘투자원금을 잃지 않는다’이고, 두 번째는 ‘첫 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않는다’이다. 그렇다. 투자는 수익을 내는 방법보다도 잃지 않는 방법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손실이 없어야만 ‘장기복리’를 누릴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손실을 보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는가. 필자는 먼저 자산가치에 주목한다. 선진국들은 자본시장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자본총계가 시가총액보다 낮은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지만, 아직 자본시장 발달 정도가 낮은 한국에서는 그보다 훨씬 싼 기업들이 많다.

한국시장에서 6월 말 기준으로 자본이 시총의 3배가 넘는 기업은 약 70여개 정도 되고, 장부상 자본이 아닌 실질(시가) 자본총계로 보면 약 200여개쯤 된다. 대략 PBR 0.33 이하인 기업이면 한국시장에서도 자산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자산가치가 충분히 확보된 기업 중에서 수익가치와 미래가치가 높은 기업에 투자한다. 일명 ‘자산주 턴어라운드 투자’라고도 한다.

구체적으로 오랫동안 시장의 외면을 받는 업종 중에 면방산업이 있다. 면방산업은 지난 5년간 나온 애널리포트가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시장의 관심을 못 받았다. 또한 면방 6개 기업 모두가 실질 자산가치 3분의 1 이하 가격에 시총이 형성돼 있다. 그런데 20년 만의 최대호황이라고 말할 정도로 최근에 면방산업 업황이 좋아지고 있고 실제로 올해 역사상 최고 실적을 보여줄 게 확실시된다. 최근 중국, 인도 등 개도국의 소득증가로 고급원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가, 원재료인 원면 부족까지 일어나 제품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역사가 깊은 면방기업들은 우량 자회사들이 많은 편인데,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연결재무제표 도입 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증하는 기업이 많다. 또한 재평가한 지 오래된 토지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자산재평가를 하게 되면 시총 이상의 대규모 재평가차익이 나는 기업들도 많다. 구체적인 기업들을 보자.

일신방직 : 업계 1위이자 우량 자회사, 우량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저가 재고 확보와 판매가 인상으로 지난해 대비 100% 가까운 영업이익 성장이 예상된다. 본업 이상의 우량 자회사들로 일신창업투자를 통해 더바디샵코리아와 지오다노를 보유하고 있고, 신동와인도 100% 자회사이다. 한남동 다음커뮤니케이션 새 사옥이 일신방직 소유로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이 예상되며, 여의도와 청담동에 일신빌딩을 보유하고 있고, 광주와 안산, 부산에도 좋은 위치에 대규모 공장 부지와 유휴 부지를 갖고 있다. 최근 주가가 상대적으로 오른 점은 고려해야 한다.

대한방직 : 설비가 노후해 절대 실적은 다른 업체에 뒤지나 시총이 다른 업체의 3분의 1에서 6분의 1 사이로 시총 대비로는 매출액과 재고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전주 서부신도시 대한방직 공장은 전북도청과 경찰청, KBS를 옆에 끼고 있으며, 공장 정문 앞의 아파트가 전주 최고가 아파트이다. 개발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며 부지 시가는 3000억원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대구에 패션몰 스펙트럼시티와 공장도 소유하고 있어, 보유 부동산 시가가 시총의 10배에 육박한다. 중국 자회사가 대규모 적자를 내왔던 것이 저평가의 주요 원인인데, 올해 3분기쯤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차입금과 상대적으로 노후한 시설은 리스크다.

동일방직 : 소외된 방직업종 중에서도 소외돼 있으나 본업과 자회사 상황이 모두 좋아지고 있다. 본업은 역사상 최고 실적이 나올 것이며, 대규모 적자를 내왔던 동일레나운(아놀드파마 외)이 올해 흑자전환하면서 동일드방레(라코스테 외), 동일산자, 동일알루미늄 등이 높은 지분법수익을 올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코엑스몰 건너편에 본사건물을 갖고 있으며, 인천 만석동 공장은 재개발 가능성이 높다. 토지장부가 대비 공시지가 차이가 1300억원이 넘으며 IFRS 연결재무제표 도입 시 매출과 이익이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도형 인텔리전트인베스트먼트 이사 reader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