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임에 나가서

숲님 강의를 듣고, 이쁘게 봐주시는 바람에 책도 읽어보고 아주 즐거웠습니다.

(저는 책에 낙서를 좋아하는데, [100811 숲님이 시켜서 읽었던 곳]이라고 메모했습니다. ^ ^)

제가 아주 좋아하는 책이라 더욱 좋았습니다.

복도에서 김밥을 먹는 게

꼭 학생때 도시락 까먹는 느낌이 들어 더 유쾌했습니다.

저도 피셔처럼 편집증적인 측면이 있는데,

괜히 특정 구절이나 단어 가지고 오랜 시간 고민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이 책에서는

제목과 헌사를 놓고 사실 오랫동안 고민을 해봤습니다.

개똥철학류이긴 하지만 제 나름대로 정리된 생각을 공유할까 합니다.

번역은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이렇게 되었지만

원 제목은 [common stocks uncommon profits] 이렇게 되어 있죠.

common과 uncommon을 비교한 이유가 뭘까,

평범한 것과 안 평범한 것은 뭐가 다른 걸까?

왜 굳이 평범하다는 단어를 사용했을까?

뭐 이런 고민이었는데, 영어 실력도 딸리는 사람이 별 고민을 다했습니다.

답은 없고 뭐 투자에 딱히 도움도 안되는 고민인지라,

잊어먹고 있었는데,

어느날 피셔의 책 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에는 번역도 되지 않았죠.

(저도 제목만 압니다. 읽지 않았습니다. 오해마세요)

[Paths to Wealth through Common Stocks], 이라는 책입니다.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의 후속편이라고 합니다.

앞의 책이 워낙 히트치는 바람에 후속편은 잊혀져 버렸다네요.

제목이 아주 자상하죠. [평범한 주식을 통해서 부자가 되는 길]이라 ^^

결국

[common stocks uncommon profits]과 [Paths to Wealth through Common Stocks]은 같은 내용의 다른 표현일 뿐이네요.

여기서 방점은 [평범한 주식]에 찍힌다고 저는 봅니다.

여기서 평범하다는 것은

시장관계자(펀드매니저,애널리스트,신문기자) 등에 의해서 주목받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보는데, 이런 해석의 근거는, 2장의 [사실수집을 활용하라]에서 나오는 ‘scuttleburt'이라는 단어를 피셔가 선택한 것과 같은 의도라고 보는데요. 이 어려운 단어의 뜻은, 배 갑판 위에서 굴러다니는 음료수 통이라고 하더군요. 이 ‘scuttleburt'라는 단어에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유명한 사람이 떠들지 않아서 소외된” 이런 의미가 숨어있다고 보는 거죠.

결국 저는 피셔의 투자법칙 1번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종목에 주목하라,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2번은 15가지 법칙을 ‘scuttleburt’을 통해서 확인하라, 정도가 되겠네요.

정리하자면, 동네방네 다 떠드는 성장주는 피셔가 생각하는 성장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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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책 제일 앞에 있는 헌사 부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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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규모가 크건 작건

이런 철학에 집착하지 않는 모든

투자자들에게 이 책을 바치고자 한다 :

“나는 이미 굳게 결심했으니 더 이상

어떤 사실을 제시하며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아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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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번역이 잘못된 듯한, 읽어도 읽어도 혀에 달라붙지 않는 게 영 이상합니다. ‘이런 철학에 집착하지 않는 모든 투자자들에게’, 그럼 모든 투자자는 ‘이런 철학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인데, 그럼 도대체 ‘이런 철학’이라는 건 어떤 철학을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원문을 확인해봤죠.

This book is dedicated to all investors, large and small, who do not adhere to the philosophy :

"I have already made up my mind, don't confuse me with fact."

커억, 아주 짧은 영어실력이지만,

philosophy 투자원칙이 (세포 하나 하나에) adhere 장착되어 있지 않은 - 원칙이 있어도 저처럼 마음따로 손가락 따로인 사람도 해당되네요. ^^ - 모든 투자자에게(돈이 많건 적건) 이 책을 바친다는 뜻이네요.

고맙습니다. 피셔.
저도 common한 종목을 찾아서 uncommon 이익을 얻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