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고수들의 투자 비법◆

글로벌 경제는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의 국가들의 회복세와 중국의 성장률은 놀라울 정도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선두권에 있다. 한국시장은 밸류에이션에 비해 저평가돼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풀린 돈들을 투자하기에 최적의 대상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금융위기 때와 같은 큰 폭의 시장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주식시장은 위험보다는 기회가 더 많고 부동산 등 여타 다른 투자대상보다 매력적인 시장이다. 물론 금융위기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뉴스를 통해 접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성적표는 그리 신통치 않아 보인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회사의 가치에 비해 너무 고평가된 주식을 사는 데 있다. 즉, 돈을 벌지 못하거나 조금 버는 회사를 너무 비싸게 사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그동안 벌어놓은 자산가치도 없고 현재 돈도 벌지 못하면서 장밋빛 기대감으로 높은 시가총액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비록 돈을 잘 벌고 좋은 회사지만 실적과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주식을 사는 경우다. 반대로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현재 돈을 잘 벌고 있으면서 자산가치도 높고 배당도 어느 정도 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의 관심권에 아직 들지 못해서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은 기업이면 더 좋다. 그런 기업이 흔하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찾아보면 여전히 꽤 많다.

돈 많이 버는 회사가 좋은 회사고 현재 버는 돈과 그동안 벌어놓은 돈에 비해 주가가 싸면 좋은 투자대상이다. 투자비법이 있다면 회사가 왜 돈을 잘 버는지 앞으로도 잘 벌건지 직접 확인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남의 말만 듣고 주식을 사는 행동을 그만두고 꾸준히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회사에 물어보는 것이다. 주식에 투자할 때 여러 가지 지표들을 참조하겠지만 특히 저PER, 저PBR 종목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 높은 PER·PBR을 받고 있는 성장주 투자는 매우 어렵다.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5년, 10년 뒤를 내다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PER이 3~4 정도이면서 실적이 앞으로 꾸준히 지속되거나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종목. 그러면서 자산가치가 좋은 회사가 주요 투자대상이다. 실적은 좋지만 세상의 관심을 못 받고 있는 업종이거나 기업이라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으면 더 좋다. 결국 자산가치 좋고 돈 잘 버는 기업의 주가는 오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으로 현재 관심이 있는 기업들은 사조오양, 아트라스BX, 무학, 삼광유리, 성도이엔지, 대상 등이다. 사조오양은 2007년 사조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놀랍도록 실적이 향상되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 시총은 500억원이지만 올해 영업이익 200억원, 순익 150억원 정도가 기대되고 실질 자산가치도 높다. 근래 국제 참치 가격도 좋아서 2분기 실적도 기대된다. 아트라스BX는 경기회복에 따라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주 원재료인 납 가격이 안정추세로 원재료-판가의 스프레드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2008년 영업이익 845억원, 지난해 606억원에 이어 올해도 7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총 1900억원은 여전히 싸 보인다. 경남 소주시장을 대표하는 무학은 부산 지역에서 ‘좋은데이’를 앞세워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정체된 소주시장에서 거의 유일한 성장주로 보이고 자산가치도 매우 좋다.

삼광유리는 유리밀폐용기 ‘글라스락’의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기 위한 논산공장이 완공되는 올 하반기 이후가 기대된다. 내년부터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다. 우량한 자회사와 훌륭한 자산가치도 투자포인트다.

성도이엔지는 중국의 주택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위안화 절상도 수혜다. 그동안 본업인 플랜트, 클린룸 등의 사업이 부진했지만 전방산업 투자로 인해서 본업도 본격적으로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실적이 턴어라운드 하고 있는 대상도 기대되는 회사다.

[김태석 가치투자연구소 대표 giki0125@naver.com]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64호(10.07.14일자) 기사입니다]